[렛츠리뷰] 얼음나무 숲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재미있는 책이었다. 라고 말을 하고 싶다. 
[얼음나무 숲]이라고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에 검색어를 쳐 넣으면, 대부분의 반응이
"정말 재밌었다!", "지인들에게 추천 해 주고 싶다!" 라는 반응들이 꽤나 많이 눈에 띌 정도니까.

하지만 소설의 첫장을 넘겼을 때, 생소한 단어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왔다.
대표적으로 가장 먼저 나를 당황시킨 드 모토베르토 라던가. 파스그라노, 마르티노 등등...
음악이라고는 초등학교 때에 피아노학원을 다니면서 체느리 30번 정도까지 친 것이 전부인 나 인데.
저런 단어들이 너무 생소하게 와 닿았다.
혹시 내가 무식해서 모르는건가? 하면서 책을 읽다 말고 컴퓨터를 켜고 검색을 할 뻔 했다.
하지만 각주도 달아 놓지 않고 등장부터 시킨 이 생소한 단어들의 나열을 보면서
곧 이해할 수 있겠지 하고 꾹 참고 책을 계속해서 한장 한장 읽어나갔다. 
귀로 듣는 음악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올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말이다. 

 얼음나무 숲은 독특한 전설이 살아있는 배경 속에서 괴팍한 천재의 갈망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소설이었다.
영원한 드 모토베르토, 아나토제 바옐.
평민출신이지만, 그 놀랄만한 재능에 반한 유명한 음악가에게 양자로 들여져 그 재능을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 그 것이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는 기회였는지, 아닌지는 애매모호해지지만.
아나토제 바옐은 자신의 음악을 진정으로 "들어 줄" 존재하지 않는 청중을 위해서 연주한다.
모든 사건과 불행의 시작점인 그의 명기. 여명을 들고 말이다.

다시 한번 거듭 말 하는데, 이 얼음나무 숲의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고, 존재할 수도 없는 독특한 전설이 깃든 세계이지만, 어딘가에 꼭 존재할 것만 같은 세계.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가진 언젠가 어딘가에 존재했을 것 같은 세계가 말이다.

그러나,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
얼음나무 숲에서 예를 들자면, 
바옐이 고요를 위해 진심으로 연주했던 "우리집강아지"에서 피식 하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던 것 처럼.
진심을 담아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했다.
실제로 고요는 바옐에게 늘상 꼬리치며 반갑다고 수줍어 했지만. 

하지만 얼음나무 숲이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아있다.

특히 키세는. 지금 생각을 해 봐도 잘 모르겠다. 분명히 재미있게 차곡차곡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키세에 대한 정확한 결론을 지을 수가 없다. 직접적으로 언급한 고요를 대신해서 바쳐진 제물이라는 것 외에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제물이 대체 된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몇 번 더 읽으면 알 수 있을까.
혹시 내가 놓치고 읽은 것일까.

그리고, 아까 글을 시작하면서도 언급했듯이 단어들에 대한 각주가 더 붙어 있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예전에 웹상에서 연재 될때는 몰라도, 책으로 출판되는 시점에서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음악이라는 소재가
생소하기 짝이 없다. 실제로 있는 말들인지, 아니면 소설 속에서 창조 된 단어들인지 조차 헷갈리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음악을 많이 알고, 음악을 전공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음악은 단지 소재였을 뿐, 주제가 아닌데... 조금 더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더욱 더 좋았을 뻔 했다.

얼음나무 숲의 리뷰를 검색하다가 차라리 결말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 했을 거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물론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의 리뷰들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나 역시 어느정도 공감했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결말도 결말이지만, 사건을 전개하고 마무리 하는 과정을 조금 더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면
이렇게 까지 아쉬운 느낌은 아니었을텐데. 
정말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큰 것 같다.


by 인남이 | 2008/03/08 01:30 | ★관심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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